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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팔자란 무엇인가 — 네 기둥과 여덟 글자

사주(四柱)는 네 개의 기둥, 팔자(八字)는 여덟 글자라는 뜻입니다. 이름부터가 곧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주를 처음 접하면 낯선 한자부터 쏟아져 당황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구조 자체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태어난 해·달·날·시 네 가지를 각각 두 글자짜리 부호로 바꿔 적으면 끝입니다. 네 가지를 적었으니 기둥이 넷, 각 기둥이 두 글자씩이니 모두 여덟 글자. 그래서 사주팔자입니다.

네 기둥은 무엇을 맡는가

네 기둥에는 각각 맡은 영역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한 사람의 일생을 네 토막으로 나누어 배정하고, 동시에 인간관계의 층위로도 읽습니다.

기둥읽는 나이대주로 보는 영역
년주 年柱유년기, 1~15세 무렵조상과 뿌리, 집안의 배경, 사회가 나를 부르는 이름
월주 月柱청년기, 16~30세 무렵부모와 형제, 직업과 사회생활의 바탕
일주 日柱장년기, 31~45세 무렵나 자신과 배우자. 사주 전체의 중심
시주 時柱노년기, 46세 이후자녀, 말년, 내가 남기는 것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일주입니다. 그중에서도 일주의 위 글자, 즉 일간(日干)이 바로 '나'를 가리킵니다. 나머지 일곱 글자는 모두 이 한 글자를 기준으로 해석됩니다. 사주를 읽는다는 것은 결국 '나라는 한 글자가 나머지 일곱 글자 사이에서 어떤 처지에 놓였는가'를 살피는 일입니다.

두 글자는 어떻게 짝을 이루나

각 기둥의 위 글자를 천간(天干), 아래 글자를 지지(地支)라 부릅니다. 천간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열 가지, 지지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열두 가지입니다.

이 둘을 차례로 짝지으면 갑자·을축·병인… 하는 식으로 이어지는데, 10과 12의 최소공배수가 60이므로 예순 번 만에 처음으로 돌아옵니다. 이것이 육십갑자이고, 예순한 살 생일을 환갑(還甲)이라 부르는 까닭도 태어난 해의 간지가 한 바퀴 돌아 제자리에 왔다는 뜻입니다.

짝이 맞는 것끼리만

천간과 지지는 아무렇게나 붙지 않습니다. 양은 양끼리, 음은 음끼리만 짝을 이룹니다. 그래서 가능한 조합은 120가지가 아니라 60가지뿐입니다. 갑자·을축은 있어도 갑축·을자 같은 간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둥을 세우는 순서

년주 — 입춘이 기준입니다

여기서 첫 번째 함정이 나옵니다. 사주에서 한 해의 시작은 1월 1일도, 설날도 아닌 입춘(立春)입니다. 대개 양력 2월 4일 무렵이지요. 2월 1일에 태어난 사람은 달력상으로는 그해 출생이지만 사주로는 전년도 간지를 씁니다. 해가 바뀌는 시기에 태어난 분들이 자기 띠를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이래서 생깁니다.

월주 — 절기가 달을 가릅니다

월주도 초하루가 아니라 절기로 나뉩니다. 입춘부터 경칩 전까지가 인월(寅月), 경칩부터 청명 전까지가 묘월(卯月)… 이런 식입니다. 그래서 사주의 첫 달은 1월이 아니라 인월이고, 월지의 순서는 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자·축이 됩니다.

일주 — 끊기지 않고 흘러온 갑자

일주는 계산이랄 것도 없이 그저 날짜를 세는 일입니다. 육십갑자는 아주 오래전 어느 날부터 하루도 건너뛰지 않고 순서대로 흘러왔습니다. 그러니 기준일 하나만 알면 어떤 날의 일주든 나눗셈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사주에서 가장 확실하고 논란이 없는 자리입니다.

시주 — 두 시간이 한 단위

하루를 열둘로 나누니 한 시진이 두 시간입니다. 자시는 밤 23시부터 새벽 1시까지이고, 그래서 자정을 넘기면 날짜가 바뀌는 문제가 생깁니다. 밤 11시 30분에 태어났다면 날짜상으로는 오늘이지만 시주는 이미 다음 날 자시로 보는 견해가 널리 쓰입니다. 경계에 걸린 시각이라면 해석이 갈릴 수 있다는 점을 알아 두시면 좋습니다.

여덟 글자에서 무엇을 읽는가

여덟 글자가 세워지면 그다음은 관계를 봅니다. 크게 세 가닥입니다.

여기에 시간의 축을 얹은 것이 대운입니다. 타고난 여덟 글자가 그릇의 모양이라면, 대운은 그 그릇에 십 년마다 새로 부어지는 물입니다. 같은 사주라도 어느 대운을 지나느냐에 따라 삶의 결이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사주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사주는 타고난 그릇의 모양을 알려 줄 뿐, 그 안에 담길 내용을 정하지는 않습니다. 깊은 그릇은 깊은 대로, 넓은 그릇은 넓은 대로 쓰임이 다를 뿐 우열이 없습니다. 좋은 사주와 나쁜 사주가 따로 있다기보다, 자기 그릇을 알고 쓰는 사람과 모르고 쓰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여기 적힌 것을 정해진 운명으로 여기지 마시고, 나를 이해하는 하나의 언어로 삼으십시오. 그것이 명리를 가장 이롭게 쓰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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