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국 — 사주의 틀을 읽는 법
용신이 사주의 약이라면, 격국은 사주가 타고난 그릇의 모양입니다. 어떤 그릇인지부터 알아야 무엇을 담을지 정할 수 있습니다.
격국(格局)은 사주가 어떤 짜임으로 되어 있는가, 곧 그릇의 모양을 가리킵니다. 용신이 '무엇이 약인가'를 묻는다면 격국은 '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사람인가'를 묻습니다. 둘은 다른 질문이고, 둘 다 필요합니다.
격을 잡는 순서
격은 거의 언제나 월지에서 잡습니다. 월지가 사주에서 가장 무거운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 월지의 지장간을 펼칩니다
- 그 가운데 천간에 투간한 글자가 있는지 봅니다
- 투간한 글자를 일간 기준 십성으로 바꿉니다
- 그 십성의 이름이 곧 격의 이름이 됩니다
- 투간한 글자가 없으면 월지의 정기를 그대로 격으로 삼습니다
예를 들어 갑목 일간이 사월(巳)에 태어났고 천간에 병화가 떠 있다면, 사중 병화가 투간한 것이고 갑목에게 병화는 식신이므로 식신격이 됩니다.
여덟 가지 정격
비견과 겁재는 따로 격을 세우지 않는 것이 보통이어서 여덟 가지가 남습니다.
| 격 | 무엇으로 사는가 | 잘 쓰일 때 | 어긋날 때 |
|---|---|---|---|
| 식신격 | 만들어 내는 힘 | 꾸준한 생산, 온화한 표현, 먹을 복 | 게으름, 안주 |
| 상관격 | 드러내는 힘 | 재능, 언변, 기존 틀을 깨는 창의 | 구설, 윗사람과 충돌 |
| 편재격 | 굴리는 재물 | 사업 수완, 넓은 인맥, 기회 포착 | 과욕, 허세, 투기 |
| 정재격 | 쌓는 재물 | 성실, 계획성, 실속 | 인색함, 소심함 |
| 편관격 | 감당하는 책임 | 결단력, 위기 돌파, 카리스마 | 조급함, 극단 |
| 정관격 | 지키는 질서 | 신뢰, 공정, 조직에서의 승진 | 경직, 체면 집착 |
| 편인격 | 기이한 배움 | 통찰, 전문 기술, 독창적 연구 | 의심, 고립 |
| 정인격 | 바른 배움 | 학문, 명예, 어른의 도움 | 의존, 실행력 부족 |
상신 — 격을 살리는 글자
격만 있으면 그릇의 모양일 뿐 쓸모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 격을 제대로 작동시켜 주는 글자를 상신(相神)이라 합니다.
- 정관격에는 정관을 지켜 줄 재성, 또는 관을 받아 줄 인성이 상신이 됩니다
- 식신격에는 식신이 낳은 재성이 있어야 결과로 이어집니다
- 편관격에는 칠살을 제어할 식신(제살)이나 받아 줄 인성(화살)이 필요합니다
- 상관격에는 상관을 받아 줄 재성, 또는 지나침을 막을 인성이 상신입니다
격과 상신이 함께 갖춰진 사주를 두고 "격이 성(成)했다"고 말합니다. 반대로 격을 깨는 글자가 들어와 있으면 파격(破格)입니다. 정관격에 상관이 들어와 관을 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격이 깨졌다는 말은 무난한 길로는 풀리지 않는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조직에서 차근차근 올라가는 길이 막혔다면 다른 길이 열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크게 이름을 남긴 사람 가운데 파격 사주가 적지 않습니다. 격은 삶의 등급표가 아니라 삶의 방식에 대한 설명입니다.
격국과 용신은 어떻게 다른가
| 격국 | 용신 | |
|---|---|---|
| 묻는 것 | 어떤 틀로 사는 사람인가 | 지금 무엇이 약인가 |
| 잡는 자리 | 월지와 투간 | 사주 전체의 세기 균형 |
| 변하는가 | 평생 고정 | 운에 따라 쓰임이 달라짐 |
| 쓰임 | 적성·직업·성향 | 길흉 판단, 시기 선택 |
두 가지를 함께 보아야 비로소 해석이 입체가 됩니다. 격으로 방향을 정하고, 용신으로 시기를 정한다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덧붙이는 말
격국론은 명리 안에서도 특히 학파 간 차이가 큰 분야입니다. 자평진전 계열은 격국을 중심에 두고, 적천수 계열은 기세의 흐름을 중심에 둡니다. 어느 한쪽이 옳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니, 격국은 사람을 설명하는 여러 언어 중 하나로 받아들이시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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